보험업계, 위기상황 대처 “준비 안 됐다”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보험업계가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을 통한 ‘위기상황 분석 실시 기준’ 마련 작업과 관련해 업계 현실을 고려해 줄 것으로 호소했다.

금융당국은 재무건정성 악화 등 위기상황과 관련한 보험사의 대응능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취지로 감독규정 개정 및 시행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개정 취지에는 공감하나 업계 현실을 고려할 때 보험사별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며, 시행 시기를 늦춰줄 것으로 요청하고 있다.

◇ 위기상황 분석 체계 마련 아직 준비 안 돼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을 통한 보험사의 위기상황 분석 관련 체계 마련 작업과 관련, 업계 현실을 고려해 시행 시기를 조정해 줄 것을 건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악화 등 위기상황에 대한 보험사의 선제적 위기관리 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보험사 내부에 위험관리업무와 관련한 이사회 또는 위험관리위원회를 보좌할 수 있는 위험관리책임자와 전담조직 설치를 의무화한다는 내용이다.

금융당국은 이미 지난해 12월23일 관련 개정 마련을 위해 시행세칙 개정을 입법예고했고, 감독규정이 완료되는 공포일부터 즉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관련 개정안은 일부 내용은 오는 7월1일, 2017년 1월1일, 2020년 1월1일부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감독규정 개정 취지에는 공감하나 개정안이 시행되는 즉시 이를 반영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며, 관련 감독규정 시행 시기를 2017년 1월로 미뤄줄 것으로 건의했다.

현재 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요구되는 위기상황 분석 수준이 기존의 ‘위기상환 대응 모범규준’으로 운용되고는 ‘보험사의 위기상환 분석 가이드라인’보다 높기 때문에, 준비 기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적합한 위기상환 시나리오 구성, 내부 관리체계 정비, 관련 인프라 도입‧점검 등 위기상황분석을 위한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했다.

◇ 대부분 보험사 내부모형 미구축 상태
보험업계는 오는 2020년 IFRS(국제회계기준)4 2단계 도입에 따른 보험부채의 시가평가, ICS(국제자본기준) 등 재무건전성 규제강화에 대비, 보험사는 자체적으로 내부모형을 통한 실질 리스크 측정 및 관리가 필요한 상황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2017년부터 ORSA(보험사 자체 위험 및 리스크 평가)제도, 2020년 내부모형 승인제도 등이 시행될 예정인 만큼 제도시행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시행시기를 조정해달라는 입장이다.

특히 보험업계는 현재 일부 대형사를 제외한 대다수 보험사가 위기상황분석 결과를 경영계획 등에 활용하기 위한, 제반 조건이 마련돼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당 개정안의 실효성이 나타나기 위해선 보험사별 실질적 리스크 특성이 반영된 내부모형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하지만 일부 대형사를 제외한 대분의 보험사가내부모형 구축이 전혀 안된 상태이기에, 감독규정 개정안의 시행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