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모집이력 조회시스템 ‘절름발이’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오는 7월  ‘설계사 모집이력 조회시스템’을 도입하지만 설계사가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하지 않으면 정보 조회가 불가능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를 제공하지 않은 설계사가 늘어날 경우 시스템 도입 이후에도 과거 이력을 파악하지 못하는 설계사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에 도입되는 설계사 모집이력 조회시스템은 보험업법 위반 이력만을 조회할 수 있어, 보험사는 설계사의 과거 보험금 횡령이나 금융사고 등의 ‘사기 범죄’ 이력을 알 수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스템 활용해도 설계사 보험금 횡령 이력은 못 잡아”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7월부터 보험사와 대리점 등에 소속된 설계사들의 과거 영업 정보를 보험사가 조회할 수 있도록 ‘설계사 모집이력 조회 시스템’이 가동된다.

이를 통해 생·손보협회는 보험사들에게 설계사들의 과거 3년간 소속, 모집계약 건수와 보험업법 위반 사항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생·손보협회는 시스템이 도입되면 현재 이력 조회가 가능한 생보사 전속설계사 뿐 아니라 손보사와 GA 소속 설계사의 이력 정보도 공유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과거 보험업법을 위반했던 ‘불량 설계사’를 가려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설계사 모집이력 시스템’의 ‘불량 설계사’ 를 가려내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시스템이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 필요한 설계사 개인정보가 개인정보법상 설계사의 동의없이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설계사 모집이력 시스템’은 ‘보험업감독규정’에 따라 설계사들의 보험업법 위반 이력만을 조회할 수 있어 설계사의 과거 보험금 횡령이나 금융사고 등의 ‘사기 범죄’ 이력을 알 수 없고 ‘불량 설계사’ 식별 효과가 떨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 모집이력 시스템’은 불량 설계사가 자신의 개인정보 제공과 활용에 동의하지 않으면 조회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과거 사고 경력이 있는 설계사가 자신의 개인정보 제공할 의무가 없는 이상 큰 식별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설계사의 동의를 얻을 경우에도 시스템으로 알 수 있는 설계사 이력은 3년 뿐”이라며 “보험금 횡령 등의 민감한 사항은 보험업법에서 다루고 있지 않아 시스템으로 조회 할 수 없기 때문에 불량 설계사들의 업계 재진입을 막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