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5억여원 편취 ‘일가족 보험사기단’ 검거

[보험매일=송현섭 기자] 금융 및 사법당국과 보험업계의 노력에도 불구, 여전히 보험사기 범죄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7일 입원시 치료비를 지급하는 보장성 보험상품만 수십개에 가입한 뒤, 환자관리가 취약한 개인 요양병원들에서 입·퇴원을 반복하는 수법을 동원해 수억원대 보험금을 가로챈 가족 사기단을 검거했다.

특히 사기단은 개인 요양병원에서 환자의 외출이나 외박이 가능하다는 점을 노리고 환자관리가 취약한 일부 병원만 집중적으로 돌면서 입원, 수년간 5억3,0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해온 것이다. 따라서 경찰은 가장 김 모(62)씨와 부인 박 모(57·여)씨 부부와 함께 박 씨의 동생(54·여) 등을 사기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 개인요양병원, 환자 관리실태 ‘논란’

경찰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8년 3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10개 보험사에 총 32개의 보험상품에 가입, 월평균 150만원에 달하는 보험료를 납부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이들은 대개 통원치료가 가능한 당뇨와 요추염·뇌경변 등 질환이 있기는 했지만, 무단으로 외박·외출이 가능한 병원들만 골라서 입·퇴원을 반복하며 입원 치료비와 보험금을 챙겨왔다.

이들은 심지어 한 병원에서 치료가 끝나게 되면 다른 병원으로 가서 같은 치료를 받기도 했으며, 연간 최고 187일을 허위로 입원하는 등 소위 ‘나이롱환자’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기사건은 또 현행 보장성 보험이 입원한지 120일이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고, 180일이 경과한 후 동일질병으로 다시 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다는 맹점을 악용한 것으로 주목된다.

또한 180일 입원 및 치료기간이 지난 뒤 다른 병명을 들어 보험사에 입원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맹점을 악용한 만큼 향후 관계법령 개정이나 대비책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주범 김 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기도 하고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입원과 퇴원하면서 병원비와 보험금을 타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