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생명 새 주인 찾기 물꼬 트이나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지지부진하던 알리안츠생명의 새 주인 찾기가 중국 안방보험그룹의 대주주적격성 심사 신청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알리안츠생명은 안방보험과의 매각 과정에서 합의한 인적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과도한 복지수준을 개선하는 문제를 놓고 노동조합과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사측이 매각을 위해 복지수준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가로 인력 조정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안방보험의 대주주적격성 심사가 이뤄지며 답보 상태에 빠진 노사 협상도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 안방보험, 알리안츠생명 인수 ‘마무리 단계’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중국 안방보험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알리안츠생명 인수를 위한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신청했다.

안방보험은 지난 4월 알리안츠생명 인수를 발표했으나 동양생명 인수와 달리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미뤄왔기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 인수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을 시장 예상가인 2,000억원에서 3,000억원에 한참 낮은 가격인 35억원에 인수했음에도 불구, 대주주적격성 심사가 늦어지자 보험업계의 우려는 더욱 커졌다.

안방보험이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적용의 영향으로 2조원에 가까운 자본을 알리안츠생명에 투입해야 하는 만큼, 인수 의지가 약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국 금융당국의 안방보험그룹의 불분명한 재무구조와 관련된 조사가 진행중이란 사실이 알려지자, 보험업계에서는 알리안츠생명 매각과 관련한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다.

안방보험이 금융당국에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신청하지 않는 이유가 중국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며, 중국 당국이 안방보험의 알리안츠생명 인수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러나 안방보험이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신청하며 인수 의지를 명확히 하면서 업계의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보험업계는 작년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 과정을 참고할 때 대주주적격성 심사에 약 2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 연내에 인수가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 답보상태 노사 협상…물꼬 트일까
안방보험의 대주주적격성 심사 신청과는 별개로 알리안츠생명은 새 주인을 찾기 위해 인력 구조조정을 둘러싼 노사갈등이라는 큰 산을 넘어서야 한다.

노동계에 따르면, 사측은 안방보험과의 매각 협상에서 합의했던 인건비 감축을 위해 퇴직금 누진제와 연차 휴가 제도를 노동법 기준으로 조정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를 거부할 경우 추가적인 인력 조정에 들어갈 수 있음을 통보한 상태다.

알리안츠생명 노조는 사측이 직원 처우와 관련해 매각 과정에서 협상했던 내용을 밝히지 않을 뿐 아니라, 매각 성사를 위해 노조의 양보를 강요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알리안츠생명은 올해 206명의 직원을 희망퇴직을 통해 내보낸 이후, 승진자 리더십 과정 교육에서 성과중심 문화 정착을 목표로 성과 관리프로그램을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에 노동조합은 금융기관이 추진하는 저성과자 관리프로그램이 직원들의 성과 향상을 위해 활용되기보다 퇴출 용도로 악용할 것이란 우려를 강력히 밝혔던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안방보험의 대주주적격성 심사 신청이 이뤄지면서 내달 2일 열릴 노사 협상에서 답보 상태에 빠져있는 노사간 협상의 물꼬가 트일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무금융연맹 관계자는 “사측은 직원 처우와 관련된 안방보험과의 협의 내용조차 노조에 밝히지 않고 매각 불발을 거론하며 노조의 일방적인 양보만을 강요했다”며 “현 경영진에 대한 직원들의 불신이 팽배한 현 시점에서 노조는 매각 협상을 진행했던 안방보험과 알리안츠 본사와 노조간의 3자 대면을 제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