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은행식 변액보험 판매자격시험 변별력 ‘부족’



[보험매일= 임성민 기자] 저금리 기조와 저축성보험 세제 혜택 축소로 생명보험사들이 변액보험 판매를 장려하고 있는 가운데 CBT(변액보험 판매자격시험)의 변별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변액보험은 펀드에 투자하기 때문에 고객이 낸 보험료에 원금손실을 가져올 수 있어 꾸준한 관리와 펀드운용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지만, 문제은행식 변액시험은 이 같은 자격을 지닌 설계사를 골라내기 부족하다는 것이다.

◇ 변액보험 판매 자격시험 ‘다양성’ 반영돼야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행 변액보험 판매자격 취득 시험이 변액보험을 판매할 실질적 역량을 갖춘 설계사들을 골라 낼 변별력이 부족하단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변액보험은 일반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설계사 자격을 갖춘 이후에 별도의 시험에 응시하고 일정 점수 이상을 취득해야 판매자격을 갖출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변액보험 시험의 출제 방식과 문제가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

주어진 문제집만 지속적으로 풀면 시험에 응시해 결국에는 시험을 통과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 이유다.

현재 변액보험은 보험료의 일부를 펀드에 투자해 수익률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원금손실의 위험도 있어 설계사 본인의 상품 이해도와 이를 고객에게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변액보험 판매자격 시험은 ‘문제은행식’ 출제로 인해 기본 소양을 갖춘 설계사들을 선별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변액보험 판매자격을 가진 설계사들 중 적지 않은 수가 펀드의 종류 및 운용방식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는 설계사가 변액상품을 판매할 때 고객에게 펀드운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할 수 없게 돼 결국에는 소비자에게 원금손실의 피해를 안겨주거나 추후 불완전판매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한 생보사 전속설계사는 “수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문제집을 풀고 시험에 응시하면 굳이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도 눈에 익는 답을 유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변액보험도 상품의 특징마다 운용 가능한 펀드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일일이 다 알 수는 없다”며 “특히 구체적으로 운용되는 펀드가 어디에 어떻게 투자되고 있는지는 알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 변액에 대한 전문성 ‘스스로’ 노력해야
하지만 해당 시험을 주관하는 생보협회는 문제은행으로 변액시험이 이뤄지는 것은 사실이나 같은 문제는 출제되지 않기 때문에 변별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제한된 범위 내에서 문제를 출제하기 때문에 유사할 수는 있으나 지금까지 출제된 문제 중에서 새롭게 조합해 출제하고 있어 동일한 문제는 나올 수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CBT(변액보험 판매자격시험)를 통해 판매자격 취득 이후의 전문성 문제는 설계사가 속한 보험사나 설계사 스스로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문제은행식으로 CBT(변액보험 판매자격시험)가 진행되는 것은 맞지만 지금까지 단 한번도 같은 문제가 출제된 적은 없었다”며 “문제가 눈에 익는다는 것은 아무래도 수많은 문제를 조합해서 새로운 문제를 출제해 유사하기 때문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CBT는 판매자격을 줄 뿐 상품에 따른 펀드운용과 투자방식에 따른 전문성은 설계사와 각 보험사에서 꾸준히 교육하고 스스로 키워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