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설계사 관리 새바람 일으키나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삼성생명이 소속 우수 설계사의 영업 노하우와 계약을 자녀 또는 후배 설계사에 전수하는 프로그램을 업계 최초로 도입한다.

고객 관리와 설계사 정착률 강화 효과를 얻고자 하는 취지로 도입되는 프로그램으로, 일각에선 삼성생명의 프로그램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반면 설계사 현장에서는 삼성생명의 이 같은 프로그램이 설계산 간 계약 편중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부정적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삼성생명 보험 설계사 계약 승계 제도 공식 도입
삼성생명은 오는 3월 자사 소속 설계사가 보험영업 노하우와 보유고객을 자신이 지정한 후계자에게 전수하는 ‘보험계약 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26일 밝혔다.

삼성생명은 장기간의 설계사 활동으로 보유고객이 많거나, 고령으로 고객관리에 공백이 생길 수 있는 경우를 최소화하기 위한 취지로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5년 이상 활동하고 보유고객이 300명이 넘은 우수 설계사에 ‘멘토’ 자격을 부여, 기존 관리 고객을 믿을 수 있는 ‘멘티’에게 넘겨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삼성생명 소속 설계사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3만2,000여 명으로 이중 ‘멘토’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는 설계사는 전체 설계사 중 20%에 달한다.

멘티는 멘토의 자녀 또는 멘토 추천으로 설계사를 시작한 후계자 중 1년 이상 활동하고 보험계약 유지율이 우수한 설계사로 특정한다.

이를 통해 멘티는 멘토의 계약 및 고객관리 노하우를 전수받게 되고, 멘토는 회사로부터 소정의 ‘멘토비’와 멘티의 신규 유치 계약의 수수료 일정 부분을 받게 된다.

삼성생명은 해당 프로그램이 계약자 관리와 설계사 정착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계약 승계 프로그램은 고객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고 설계사도 고객관리 능력을 전수받을 수 있는 1석2조 효과가 있다”며 “멘토와 멘티 관계 설정을 통한 영업 노하우 전수 등으로 설계사 정착률에도 영향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 설계사 관리 트렌드 새바람 부나
삼성생명의 ‘보험계약 승계 프로그램’과 관련, 보험업계에선 엇가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이 추상적으로 적용되고 있던 설계사 관리 방식의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과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이벤트성 프로그램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우호적 평가는 삼성생명이 공식적으로 제도화하는 이번 프로그램이 고객 관리와 설계사 정착률 향상 효과 외에도 우수 설계사의 지속 수급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우수 설계사의 GA 유출 및 보험사 간의 스카우트 경쟁 등으로 인해 안정‧지속적으로 우수한 설계사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되면 소속 설계사 간 영업 노하우 지속적 승계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영업 역량을 갖춘 설계사를 비교적 단기간에 지속적으로 배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외부 설계사 영입 등의 비율을 줄어들게 되고, 결국 업계 전반에서 같은 제도를 도입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설계사들 사이에선 이벤트성 프로그램에 불과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이 도입하는 프로그램과 유사한 프로그램이 업계에서 운용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계약 몰아주기로 인해 설계사 간 계약 편중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설계사는 “고객관리 및 설계사 정착률 강화라는 본래 취지의 실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 “결국 실적이 좋은 설계사의 계약 대물림을 용인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타 보험사의 유사프로그램의 경우에도 직계비존속이긴 하지만 고객 동의만 있으면계약승계는 가능했다”며 “하지만 가입 고객의 경우 설계사 개인을 보고 계약을 유지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실제로 계약승계 이뤄지는 경우가 적어, 삼성생명의 프로그램이 실제로 고객관리 및 설계사 정착률 강화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