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구조조정 강도 거세진다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KDB생명이 희망퇴직 대상자 범위를 입사 2년차 사원급까지 확대해 가며 구조조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1차 희망퇴직 신청 인원이 적어 인건비 지출 규모가 감소하지 않자 노조와의 협의 없이 희망퇴직 대상자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또 사측은 노조에 20% 임금 삭감과 복리후생 축소 안건을 제안하는 구조조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 KDB생명, 사원급도 희망퇴직 대상자됐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 사측이 희망퇴직 대상자 범위를 넓히면서 인력 축소를 위한 구조조정 강도를 높이고 있다.

KDB생명 사측은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실시한 2차 희망퇴직 신청에서 대상자를 입사 2년차 이상 사원급까지 확대했다.

사측의 이런 이례적인 사원급 희망퇴직 대상자 확대 결정은 이달 초 진행한 1차 희망퇴직에서 신청 인원이 적었기 때문이다.

당초 사측은 300억원 가량의 인건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을 시작, 그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지만 단 56명만이 신청한 바 있다.

또한 KDB생명 사측은 당초 계획된 지점 통폐합을 이달 중순께부터 실시, 구조조정을 본격화 했다.

이 때문에 56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1차 희망퇴직 신청기간 이후 2차 희망퇴직까지 약 100여명의 인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이 같은 상황에 노조는 희망퇴직 대상자 범위 확대가 노조와의 협의가 없이 이뤄졌다며, 사측의 부당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달 초 진행됐던 1차 희망퇴직에서 사측은 2년차 이상 사원급까지 희망퇴직 대상자로 포함시키려 했지만,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확대되지 못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KDB생명 노조 관계자는 “입사 2년차 사원급까지 희망퇴직 대상자로 포함시키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며 “이 때문에 후배들의 눈치를 보면서 희망퇴직을 신청한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1차 희망퇴직 당시 노조의 반대 때문에 2년차 이상의 사원급을 포함 시키지 못하자 2차 희망퇴직을 단행할 때에는 노조와 협의 없이 단독으로 단행했다”며 “2차 희망퇴직 대상자 발표 이후에 노조는 사측을 대상으로 부당하다는 내용의 비판 성명서를 제출하고 사측과 교섭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 사측, 노조에 임금 20%·복리후생 축소 제안
KDB생명 사측은 지난 25일 노조와의 교섭을 통해 현재까지 진행된 구조조정에 대해 경과 내용을 전달하고, 임금 삭감과 복리후생의 축소 안건을 노조에 제시했다.

사측의 내용은 임직원의 임금 20%를 삭감하고, 현재 KDB생명 임직원이 회사로부터 혜택을 받고 있는 복리후생을 축소하자는 것이다.

이에 노조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만으로도 임직원들의 삶이 피폐해졌다며, 임금 삭감과 복리후생 축소까지 요구하는 것은 사측의 상대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행위라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이 전면 중단되고 산업은행의 유상증자가 이뤄질 경우 임금 삭감을 제외한 복리후생 축소는 고려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KDB생명은 사측이 임금 삭감 카드까지 꺼내들자 자연스레 임단협(임금·단체협상)까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KDB생명 노조 관계자는 “지난 25일 교섭에 사측이 임금 삭감과 복리후생 축소를 안건으로 가지고 왔다”며 “사측이 제시한 안건은 조합원들과의 회의를 통해 수렴할 부분이 있으면 일부 수렴도 생각하지만 대신 그에 따른 조건도 전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임금 20% 삭감은 절대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