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상품개발 능력 키워야 산다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보험업계가 상품개발능력 향상을 위해 관련부서 인력을 확충하고 주력 판매 상품 보험료 수준을 산정하는 등 중장기 전략 수립에 나섰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보험산업 경쟁력 제고 로드맵’ 발표로 무한 경쟁이 예고됨에 따라 향후 보험사 경쟁 성패를 가늠할 척도로 상품개발능력을 꼽고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감독규정 변경 내용을 참조해 보험사별 역량에 맞는 최적의 상품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상품개발능력, 보험사 경쟁 성패 가능할 ‘척도’
19일 보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현대해상과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생·손보업계 실무진들은 상품개발능력 향상과 요율산정 역량을 키우기 위해 연달아 회의를 소집하고 있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사실상 보험료를 통제하던 ‘표준이율’을 폐지하고 사전신고제를 사후보고제로 변경, 가격이 자율화됨에 따라 보험시장 경쟁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표준이율은 금융감독원이 보험사의 재무구조가 불량해지지 않도록 시장금리를 고려해 발표하는 이율이다.

보험사는 현재 표준이율을 참조해 보험료 투자로 인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예정이율’을 정하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비슷한 수준의 보험료를 산정하고 있지만, 향후 이 같은 기준이 사라짐에 따라 다양한 가격과 보장 내역의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의무보험과 새로운 위험보장 담보 상품을 제외한 대다수 보험사 주력 상품이 사전신고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보험사의 상품 다양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가격자율화’를 환영하면서도, 이로 인한 혜택은 상품개발역량이 뛰어난 일부 보험사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표준이율은 보험료를 규제한다는 문제점이 있었으나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보증하는 순기능도 존재했기 때문에, 앞으로 상품개발능력이 떨어지는 보험사는 가격 경쟁에서 도태되거나 무리한 보험료 산정으로 인해 향후 보험금 지급 문제가 발생해 퇴출될 수도 있다는 것.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상품개발능력이 떨어지는 보험사도 타 보험사의 신상품을 참고해 상품을 출시할 수 있었고 적정 보험료 또한 표준이율 수준에서 책정할 수 있었다”며 “이 같은 가이드라인이 사라지고 배타적 사용권의 기간까지 늘어난 상황에서 결국 보험사는 적정 위험률을 산정해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에 따라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섣부른 변화는 금물···신중하게 접근해야”
보험업계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보험사별 내부 회의를 거쳐 향후 출시할 상품군의 보장 내역과 보험료 수준을 산정해 구체적인 중장기 경영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는 상품개발 능력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안이 나오기 까지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이란 입장이다.

이는 내년 상반기 제도 시행에 앞서 금융당국이 사전에 정비해야 하는 관련 법규와 감독시행령 변화 내용에 따라 보험업계가 준비할 대비 방안 역시 달라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에 ‘가격자율화’를 보장함과 동시에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규제 강화’ 역시 강조했다는 사실도 보험업계의 신중한 대응 원인이다.

제도변화 이후 보험사가 서둘러 참조요율 등을 산정, 보험금 지급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업계를 대표해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시행령을 규정해 법규상 상품신고 심사 기준을 명확하게 규정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항목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며 “사전신고제 폐지로 인한 변화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어 우선 금융당국과 협의해 이 같은 규제 변화가 보험업계에 합리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보험업계 CEO들과의 만남에서 직접 사후 규제 강화를 언급하며 보험업계의 자정노력을 요구한바 있다”며 “제도 변화 이후 처음 적발되는 보험사는 강력한 제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보험업계 입장에서도 마냥 보험료를 높이거나 외형 확대를 위해 책임준비금 적립 능력보다 큰 폭으로 보험료를 인하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