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담합 압박에 애끓는 보험업계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로 보험료 담합 논란에 휩싸인 보험업계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공정위가 재보험 시장에서 보험사의 담합 혐의 검증에 칼을 빼 들었고 자동차보험 공동인수제 역시 조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보험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에선 재보험 시장 특성 상 협의요율 의존도가 높고 손보사의 공동인수 물건 선정 기준에 뚜렷한 차이가 있음에도 보험료 담합 논란이 일고 있는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보험사, 담합 혐의 입증되면 과징금 폭탄 불가피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르면 9월 전원회의를 통해 재보험사 코리안리와 11개 손해보험업계의 항공보험 담합 여부를 판단한다.

관용 헬기보험은 지방자치단체나 경찰청 등 정부 기관이 보유‧운용하는 헬기의 사고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으로 손보사들은 보통 재보험사의 협의요율을 활용해 상품을 운용해왔다.

문제는 공정위가 정부의 의뢰를 받아 검토한 결과 손보사들이 매해 관용 헬기보험 입찰 과정에서 동일한 요율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는 점이다.

공정위는 관용 헬기의 보험 가입 과정에서 코리안리와 손해보험 11개사의 담합이 있어왔다고 판단, 5월 이를 조사하기 위해 재보험사 코리안리에 직원을 파견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전원회의에서 심사보고서와 보험사의 소명서를 토대로 최종제재 수위와 과징금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보험업계는 관용 헬기보험 시장이 연간 130억원의 규모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담합이 확인될 경우 손보업계가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공정위로부터 자동차보험 공동인수제 담합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휩싸인 손보업계는 이번 심사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재보험 요율 담합이 공식적으로 인정될 경우 공정위가 심사 가능성을 열어 둔 자동차보험 공동인수제 또한 산업 특수성과 관계없이 담합으로 판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후보자 신분이던 지난 5월 인사청문회에서 "사고 발생이 잦은 운전자, 특히 화물차, 이륜자동차 등의 운전자에 대해서는 현재 보험사들이 보험가입을 거절하는 경우가 있다"며 손보업계의 공동인수제 담합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 “보험산업 특성에서 비롯된 오해일 뿐”
보험업계는 보험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공정위의 거센 보험료 담합 조사 압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손보사들은 현재 공정위 조사가 진행 중인 관용 헬기 보험에서 동일한 요율을 사용한 이유는 개별 손보사의 판단요율 산출 능력 부족 때문이며 담합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손보업계가 대규모 일반보험 인수를 위해 필요한 위험도를 자체 산출할 역량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국내 대표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의 협의요율을 사용했을 뿐이란 주장이다.

실제로 공정위는 지난 2001년에도 코리안리와 손보사들이 관용 헬기 보험요율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담합을 별였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했으나 결국 무혐의로 결론지은 바 있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직접 통제를 받았던 자동차보험 공동인수제 또한 공정위의 우려와 달리 담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개별 보험사마다 인수거절 물건을 분류하는 기준이 다른데다 공정위의 조사 대상으로 지목되는 보험료 인상률, 인상 시기 등은 금융당국이 지속적으로 통제해 왔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공동인수 물건이 특정 시기에 급증한 이유는 과거 사고이력이 많은 신규 가입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며 “금융당국의 강력한 관리‧감독 아래 있는 보험사들이 공동인수 기준을 담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출처 : 보험매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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