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車보험 활성화에 멍드는 설계사들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최근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보험설계사들의 영업 환경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영업 현장에서 오프라인 대비 보험료가 저렴한 온라인 차보험에 대한 고객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험사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킬 양질의 고객을 유치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

일각에선 최근 보험다모아 등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정책에는 국내 보험산업 성장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한 설계사들이 배제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온라인 시장 활성화에 설계사들 위축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온라인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 오픈에 따른 온라인 차보험 시장 활성화로 보험설계사들의 영업 환경이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말 보험다모아가 오픈한 이후 그간 온라인 차보험 시장에 참여하지 않고 있던 손해보험사들이 일제히 온라인 보험 시장에 진출했다.

온라인 차보험은 보험료가 오프라인 대비 약 10% 저렴하며, 각종 특약 혜택을 적용할 경우 최대 40% 할인된 가격으로 가입할 수 있다.

현재 온라인을 통한 차보험 가입 비중은 지난 2011년 23.8%에서 지난해 36.4%로 급증, 올해는 40%를 돌파할 전망이다.

온라인 차보험 시장이 득세하고 있는 가운데 설계사들의 입지는 점점 위축되고 있다.

영업 현장에서 설계사들의 차보험을 고객에게 소개해도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한, ‘온라인 차보험’을 거론하며 거절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초 손해율 악화를 이유로 중소형사들이 잇따라 오프라인 차보험료를 인상한 것도 설계사들에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최근 손보사들이 손해율 개선을 위해 언더라이팅을 강화함에 따라 회사에서 요구하는 양질의 고객을 유치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설계사들은 계약 체결 시 본인에게 지급돼는 수수료 비중을 축소한 가입 보험료를 제시하는 것이 일반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 설계사는 “손해율 문제로 언더라이팅이 강화돼 영업 활동이 이전보다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차보험 시장 득세로 애로사항이 있다”면서 “설계사를 통해 차보험에 가입하면 계약관리 및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이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설계사들로썬 자신이 받을 수수료를 축소해 최소한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는 이상 계약을 성사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 금융당국 정책 “시장 환경 반영돼지 않아”
손해보험업계의 온라인 차보험 시장 활성화는 금융당국의 주도하에 이뤄졌다. 보험다모아 오픈을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고 새로운 판매 채널을 육성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보험다모아 오픈 이후 차보험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설계사들 역시 현재 국내 보험산업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제도 도입으로 인해 설계사들이 받게 될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산업 성장 과정에서 설계사들의 역할은 절대 부정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 대다수는 설계사들의 기초 생존권 및 입지 변화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보험다모아 등 금융당국이 추진한 정책을 살펴보면 철저한 보험사 위주의 정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대면, 비대면 채널 선택은 결국 소비자가 선택할 문제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성을 놓고 보면 국내 보험시장에서 설계사들이 설자리는 점점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