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업계 자산운용 전략 “신중 또 신중”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저금리‧저성장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생명보험업계가 자산운용에 있어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저금리 기조에 직격탄을 맞은 생보업계는 2008년 외환위기 이후 최초로 손보업계보다 낮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생보업계의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새 회계기준 도입 등의 변수로 인해 이전보다 더 보수적인 자산운용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 미국 금리 인상 자산운용 환경 개선 기대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으로 생보업계의 자산운용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생보업계는 여전히 신중을 기하고 있다.

지난해 생보업계는 저금리‧저성장 이중고로 2008년 외환위기 이후 최초로 손보업계보다 낮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생보업계의 당기순이익은 2조6,933억원, 손보업계는 3조4,681억의 당기순이익이 발생했다. 생보업계는 전년 대비 25.0% 감소한 반면 손보업계는 27.7% 증가한 수치였다.

생보업계의 부진은 경기침체와 생보시장의 포화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저금리 기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저금리 기조에 신음하고 있던 생보업계는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을 자산운용수익률 개선의 기회로 여기고 있지만, 여전히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이후 추가적으로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돼 자산운용수익률 개선이 확실하지만, 인상폭이 그리 크지 않은 만큼 중장기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보험업계는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섣불리 투자에 나설 경우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생보업계가 이전보다 더 보수적인 자산운용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는 흥행 실패로 끝난 정부의 국고채 50년물 채권 경쟁 입찰의 흥행 실패를 예로 들고 있다.

당초 정부와 채권시장은 저금리 속 자산운용수익률 악화와 장기채 매물을 원하는 보험사가 대거 뛰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IFRS17 도입에 대응하려는 생보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하지만 정작 보험사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입찰에서 하나둘씩 발을 뺐고 50년물 국고채 경쟁 입찰은 흥행실패로 끝났다.

당시 보험사들의 입찰 불참은 기대치에 못 미치는 금리와 매입 가격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시 국고채를 매입할 경우 추후 금리 인상 시 손실이 불가피해 발을 빼고 향후 국고채 발행 시 금리를 따져보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생보사 관계자는 “기획재정부가 추가로 1조원 규모의 국고채 발행을 예고했는데 당시 발행 국고채 금리와 매입가를 고려할 때 추후 손실이 예상됐다”면서 “미국 금리 인상으로 금리상승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금리가 더 오른 후 참여해 가격 메리트를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생보업계 자산운용 더 보수적으로…
특히 보험업계는 생보업계가 오는 2021년 도입되는 IFRS17에 대응하기 위해 이전보다 더 보수적인 자산운용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확정고금리 상품 판매와 저금리 기조가 맞물려 이차역마진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인해 자본확충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결국 미국 금리 인상이 생보사의 자산운용 환경을 개선시킬 것으로 보이지만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지급여력비율 하락 등에 대비한 자본확충 부담 등 변수로 인해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면서 “보험사 경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변수가 적지 않은 만큼 장기채 중심의 보다 보수적인 자산운용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