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분쟁조정 중 소송 제기 대폭 감소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작년 손해보험사의 분쟁조정 중 소송 제기 비율이 전년 같은 시기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손보업계는 소비자들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분쟁조정 중 소송을 남발하고 있다는 비판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MG손보는 손보업계에서 분쟁조정 중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악사손보와 한화손보 등 중소형 손보사의 분쟁조정 대비 소송 제기 비율이 대형사에 비해 높았다.

◇ 손보업계 소송 남발 ‘악화’
12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손보업계는 분쟁조정 건수와 분쟁조정 신청건수 대비 소송 제기 비율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개선됐다.

작년 한해 16개 손보사는 중‧반복 건수를 제외하고 총 1만3,961건의 분쟁조정을 신청했으며 전년 동기 1만5,571건과 비교해 분쟁조정 건수가 1,610건 감소했다.

또한 같은 기간 분쟁조정을 전후로 손보사와 계약자가 소송을 제기한 비율은 평균 1.6%로 집계돼 전년 동기 4.4%에 비해 소송 제기 비율이 2.8%포인트 줄었다.

손보업계는 분쟁중 소제기 비율이 개선된 원인으로 민원 감축을 위한 보험사의 자정 노력과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역량 강화 정책을 들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소비자 권리 증진을 목표로 보험사에 불완전판매를 근절하고 보험 민원을 감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보험사는 분쟁조정 중 제기된 소송 대다수를 소비자가 아닌 보험사가 제기하고 있다. 때문에 보험사는 소송 비율을 줄이지 못할 경우 법적 절차를 악용해 소비자를 압박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던 상황이다.

실제로 작년 분쟁조정신청 전 소송을 제기한 268건 중 가입자가 소송을 제기한 경우는 20건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248건은 보험사가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 롯데손보 분쟁중 소제기 비율 37.7%
보험사별로는 MG손보가 분쟁조정 대비 소송 제기건수 비율이 8.1%로 집계돼 손보업계에서 가장 소송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손보업계 평균인 1.6%와 비교해 5배 이상 높은 수치로, MG손보의 분쟁조정 100건 중 8건에서 소송이 제기됐다는 뜻이다.

MG손보의 뒤를 이어 악사손보가 7.2%, 한화손보가 4.7%, 서울보증이 4.1%로 각각 2~4위를 차지해 중소형 손보사가 대형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분쟁조정 대비 소송 제기 건수가 많았다.

실제로 손보업계 상위 5개사는 삼성화재(1.6%)와 동부화재(0.2%,) 현대해상(1.2%)과 KB손보(1.2%), 메리츠화재(0.2%) 모두 평균 이하의 양호한 소송제기 비율을 보였다.

소비자단체는 금융당국이 보험사가 소송을 소비자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악용하지 않도록 분쟁조정 중 소송제기가 급증하는 보험사에 대해 집중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소비자에 비해 자금과 인력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이후 유리한 내용으로 합의를 유도한 경우가 잦았다”며 “금융당국이 나서 분쟁중 소제기 비율이 급증한 손보사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