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서울시내 생활도로에 설치된 과속방지턱 중 99%에 달하는 과속방지턱이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보행자와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설치하는 과속방지턱이 설치기준 미준수와 관리 부실로 오히려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과속방지턱, 관리부실 ‘총체적 난관’
한국소비자원은 16일 서울 시내 생활도로에 설치된 과속방지턱 375개의 반사성능, 규격, 관리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이 중 370개(98.7%)가 도색이 벗겨지거나 옅어져 재도색이 필요하다고 18일 밝혔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과속방지턱의 최소 반사성능 기준은 흰색의 경우 100밀리칸델라(mcd)/(㎡·Lux)이며 노란색은 70mcd/(㎡·Lux)였으나, 재도색이 요구된 과속방지턱의 평균 반사성능은 흰색이 28.73mcd/(m2·Lux), 노란색이 15.26mcd/(m2·Lux)로 나타나 최소 기준의 30~40% 수준에 그쳤다.

특히 야간 반사성능이 기준치 이하인 과속방지턱은 전체의 41.3%에 달하는 155개로 집계돼, 과속방지턱의 야간 사고 방지 효과가 현저히 약화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과속방지턱의 위치를 알려줘 미리 속도를 낮출 수 있게 하는 교통안전표지판은 총 17개인 4.5%에 불과해 과속방지턱이 오히려 야간에 사고를 유발할 위험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원호형 과속방지턱의 경우 깨지거나 변형되어 보행자나 자전거와 오토바이 등에 위협이 되는 곳도 전체의 41.0%에 달하는 134곳으로 집계돼, 과속방지턱 유지·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치기준 미준수 과속방지턱, 사고방지 대신 사고유발
이번 조사 결과 대다수의 과속방지턱들이 규격 등 설치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원호형 과속방지턱 327개 중 62.1%에 달하는 203개가 높이와 길이와 같은 설치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

특히 도로폭이 6ｍ 미만인 곳에 설치된 원호형 과속방지턱 86개 중 59.3%에 달하는 51개가 높이나 길이 등이 정해진 설치 규격에 맞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인체모형으로 실험한 결과 비규격 과속방지턱을 차량이 60km/h 속도로 지나갈 때 뒷자석에 앉은 사람이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을 경우 머리와 무릎을 다칠 우려가 나타났다며 비규격 과속방지턱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소비자원이 최근 3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과속방지턱 관련 피해 사례를 분석한 결과 보행자 부상이 28건, 운전자 부상이 5건 등 총 33건의 사고가 발행했으며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과속방지턱이 눈에 띄지 않거나 안내표지가 없으면 운전자가 차량속도를 줄이지 않아 차량 파손뿐 아니라 탑승자와 보행자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며 "관계기관에 개선책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