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지급누락 방지시스템 구축 ‘난항’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금융감독원이 보험금 지급 편의성 제고를 위해 ‘보험금 지급누락 방지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세부기준이 마련되지 못해 도입에 난항이 예상된다.

유사한 보험상품도 보험사별로 보장내역에 차이가 있어 일괄 심사하기 어렵고, 시스템 활용을 위해 필수적인 보험업계 계약정보 전체를 집적한 DB도 아직 구축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 “보장내역 다르고 소비자 안내절차 복잡”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보험금 지급누락 방지시스템’을 구축해 여러 보험사의 보험금을 일괄적으로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금감원은 여러 보험사 상품에 가입한 계약건의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하면 보험개발원의 정보를 활용, 보험사들이 계약 정보를  유기적으로 공유함으로써 미청구 보험금을 줄일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보험금 지급청구를 최초 접수한 A보험사가 심사를 전담한다고 가정하면, A·B·C사 운전자보험에 가입한 D씨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A사가 자사 보험금 지급심사는 물론 B사와 C사에 이를 통보해 각사가 D씨에게 보험금 지급을 안내할수 있도록 돕는다.

이때 A사 심사담당자가 보험개발원을 통해 D씨가 B사와 C사의 운전자보험에 가입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보험금 지급누락 방지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이러한 ‘보험금 지급누락 방지시스템’이 당분간 도입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별로 유사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더라도 보장내역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를 일괄적으로 심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타 보험사의 계약정보를 제공하는 개발원도 현재 보험사별 상품계약 정보를 집적한 별도의 DB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현 상태에서는 정보제공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일 보험사가 자사의 보험계약을 총괄 심사해 소비자에게 안내하는 것과 달리, 타 보험사의 보험계약을 심사하는 과정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다른 보험사의 보험계약 정보를 확인해 심사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전달해야하는데, 이를 어떤 보험사가 담당해야 하는지가 정해지지 않으면 시스템 활용 자체가 불가능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개발원 관계자 또한 “금감원이 ‘보험금 지급누락 방지시스템’ 구축을 밝힌 이후 아직까지 별도로 협력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보험금 지급누락 방지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선 보험사별로 유사한 보험상품 계약 정보를 집적한 DB를 구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