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IFRS4 2단계 쇼크 최소화 ‘한 목소리’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보험업계가 IFRS(국제회계기준)4 2단계 도입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는 2020년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보험업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RBC 비율 최저 기준 미달로, 일부 보험사의 시장 퇴출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

보험업계는 보험산업 생태계 유지와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서라도 RBC 비율 급락 현상을 방지할 방안이 올해 하반기 발표될 기준서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IFRS4 2단계 쇼크 최소화 방안 필요 목소리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0년 IFRS4 2단계 도입으로 생명보험사의 RBC 비율 하락이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 올 하반기 발표될 기준서에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RBC 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수치로 보험사가 계약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 가능 여부를 판가름하는 주요 지표다. 보험사는 보험업법에 따라 RBC 비율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업계에서는 생보사의 경우 150%를 안전선으로 평가한다.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현행 부채 원가 평가는 시가 평가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부채 규모는 확대되고 자본 규모는 축소돼,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위한 자본 확충이 필수적이다.

특히 과거 확정고금리 상품을 판매해 몸집을 불린 생보업계는 IFRS4 2단계 도입에 따른 영향을 더욱 크게 받게 된다. 일부 생보사의 경우 RBC 비율 최저 기준 미달로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생보업계에선 IFRS4 2단계 기준서에 장래이익을 가용자본에 포함하는 방안을 반영해, IFRS4 2단계 도입 쇼크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제도 도입 이후 현재 발생하지 않은 장래손실이 장부상에 적용되는 반면, 장래이익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 역시 지난해 5월 보고서를 통해 “장래손실과 장래이익 모두 계약 만기까지 유지될 경우 예상되는 손익이므로 보험금 지급능력을 평가할 때 다르게 처리할 이유가 크지 않다”며 “장래손실만을 반영한 IFRS 회계정보에 기초해 가용자본을 산출할 경우 보험회사의 지급여력이 과도하게 낮게 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섣불리 예단할 수 없지만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생보사의 RBC 비율이 반 토막 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면서 “대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무적 체력이 부족한 중소형사의 경우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금융당국이 기준서와 관련해 보험업계와 논의를 마무리한 상황이지만 실제 기준서에 장래이익이 가용자본에 포함될지는 확정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장래이익을 제외하고 장래손실만 가용자본에 반영할 경우 RBC 비율이 대폭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중소형사 제도 도입 미온적 대처
IFRS4 2단계 도입이 4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은 외부컨설팅을 시행하고 자체적으로 TF팀을 구축하는 등 제도 도입을 대비한 사전 작업을 마무리한 상황.

그러나 정작 대형사에 비해 자본과 인력이 부족해 IFRS4 2단계 도입에 대비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중소형사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보험개발원이 제도 도입에 대비, ‘보험사 공동 IFRS 대응팀’을 신설했지만, 여기에 참여한 보험사는 7개사에 불과했다는 후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에선 내심 제도 도입이 연기될 것이라는 헛된 희망도 품고 있었지만 2020년 IFRS4 2단계 도입은 이미 확정된 상황”이라며 “아직 기준서가 나오지 않아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생길지 섣불리 판단할 수 없지만 가능한 한도 내에서 최대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