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마일리지 할인경쟁 ‘제 살 깎아먹기’


[보험매일=주가영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마일리지 할인을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출혈경쟁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당장 마일리지 할인을 통해 우량고객을 확보할 수 있지만 결국 수입보험료가 줄어들어 손해율 상승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손보사, 너도나도 마일리지 할인 확대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마일리지 할인확대가 전체 손해보험사로 번지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오는 23일부터 자동차보험 마일리지 특약 할인구간을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간 3000km이하를 운행하는 고객 보험료의 20% 할인을 제공하고, 마일리지 특약 구간 외에 1.2만km, 1.5만km의 구간대를 신설해 각각 10%와 2%씩 할인혜택을 부여한다.

악사다이렉트는 올 하반기 들어 자동차보험료를 4%전후로 인상하는 반면,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의 보험료 할인율은 최대 17.4%까지 2%P 확대한다.

5000Km이하 운전자는 17.4%, 5000~9000km이하 고객들은 11.2%까지 할인율을 적용받게 된다.

자동차보험료 인상으로 기본보험료가 올라갈 수 있지만, 차를 적게 타는 고객의 경우 마일리지 할인으로 보험료 부담을 덜 수 있다.

앞서 삼성화재는 지난 3월 최대 15%였던 마일리지특약 할인율을 5월에 한 번 더 조정해 최대 17%까지 확대했다.

이외에도 지난 4월 동부화재, 현대해상, KB손보 등도 마일리지 할인율을 높였다.

◇우량고객 확보하려다 리스크만 떠안을 수도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상승과 적자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불붙은 마일리지 할인경쟁이 ‘제 살 깎아먹기’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악사다이렉트처럼 보험료 인상과 함께 할인율을 확대한다면 리스크 헤지가 가능하지만, 다른 손보사들은 보험료 인상 없이 마일리지 할인율이나 거리구간만 확대하고 있어 위험이 크다.

이는 지금 당장 높은 할인율을 내세워 고객을 확보하기 유리해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입보험료가 줄어들어 분모가 작아지면 전체 손해율은 자연스레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마일리지는 사고가 안 나는 게 아니라 운전을 적게 하는 고객이 사고가 날 확률이 적다고 보고 할인을 해주는 것인데 실제로 사고가 더 많이 난다면 오히려 손해가 커질 것”이라며 “다른 할인특약들은 없애면서 마일리지만 늘리는 것은 과거 통계자료가 많아 그나마 위험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보험사들의 마일리지 확대는 우량고객 확보를 위한 것인데 거리구간이 적은 구간의 할인을 확대하는 것은 맞지만 할인구간을 확대하는 것은 출혈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량고객에겐 할인율을 확대한다면 반대로 불량고객은 보험료를 올려 받아야 제로썸이 되는데 할인율을 올리는 건 쉽지만 반대로 내리는 건 어려워 결국 감당하지 못하게 되는 수준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보험사 입장에선 기존 가입고객과 향후 가입고객 수준이 크게 차이가 나진 않을 텐데 할인 폭만 커진 셈이지만 남들은 할인하는데 가만히 있으면 우량고객을 다 뺏기게 되니 어쩔 수 없이 덩달아 경쟁에 끼어들 수밖에 없다”며 “추후 통계치를 반영해가면서 손해율 관리를 더 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