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IFRS4 2단계 대응 전략 ‘양분’



[보험매일=방영석기자] 보험업계가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서로 다른 대응 전략을 선택했다.

대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력과 자금이 부족한 중소형사는 보험개발원 주도 아래 IFRS4 2단계 전자시스템 공동 구축에 합의, 제도 변화에 공동 대응에 나섰다.

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대형사와 외국사는 외부컨설팅을 시행하고 테스크포스(TF)팀을 구축하는 등 자체적으로 제도 도입을 준비, 각 사별 경영 상황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 10개 보험사, 전자시스템 공동 구축 ‘합의’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은 최근 생명‧손해보험회사들과 IFRS4 전자시스템 공동 구축을 위한 협정(MOU)을 체결했다.

이번 시스템 공동 구축에는 흥국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 KDB생명과 동부생명, DGB생명과 하나생명 등 6개 생보사가 참여했다. 손보업계에서는 롯데손보와 흥국화재, 더케이손보와 농협손보 등 4개 손보사가 시스템 공동 구축에 나선다.

보험개발원의 공동대응팀 구성 작업은 대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력과 자금이 부족해 시스템 구축에 대한 부담이 큰 중소형사들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로 추진됐다.

보험개발원이 보유한 전문인력과 차별화된 회계처리 노하우를 활용한다면 적은 비용 부담으로 완성도 높고 신뢰성 있는 IFRS4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며, 이는 보험사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협정을 맺은 보험사들은 ▲부채측정시스템 ▲IFRS4 회계처리시스템 ▲재무정보 검증시스템 등의 IFRS시스템을 공동 구축함으로써 제도 변화에 대비할 예정이다.

특히 보험회사가 보유한 보유계약의 현금흐름을 산출해 보험사의 부채 구성요소를 산출하는 부채측정시스템은, 제도 변화로 인한 보험사의 부채 증가 규모 파악과 대응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개발원과 공동협정서에 합의한 보험사들은 향후 2019년 6월까지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며, 시스템 공동구축에는 약 220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보험개발원과 보험회사는 현재 IFRS4 시스템 준비 TF를 구성한 상태”라며 “시스템 구축범위와 내용을 구체화는 등 시스템 구축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대형사‧외국사 자체역량으로 ‘돌파’
반면 대다수 대형사와 외국계 보험사는 내부 TF팀을 구축하고 외부 회계법인의 컨설팅을 받는 등 개별적으로 IFRS4 2단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제도 변화에 대응할 충분한 계리인력과 자본을 보유한 대형사가 자사 보유계약 특성에 맞는 시스템을 충분히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동으로 시스템을 개발할 경우 보험사의 내부 정보 공유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이를 감수할 이유가 없었던 대형사가 자체 시스템 개발로 방향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외국계 보험사 또한 본사가 IFRS4 2단계를 시행하고 있는데다 본사의 요구로 IFRS4 2단계에 준하는 회계시스템을 운용해 왔다는 점에서 제도 변화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서가 확정된 이후에는 전 보험사가 변화된 회계기준에 적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보에 나설 것”이라며 “IFRS4 2단계 도입이후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스템 개발에 소홀한 보험사는 향후 큰 낭패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