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집합교육 두고 ‘설왕설래’



[보험매일=임근식기자] 보험사와 GA간 자율협약에 따른 표준계약서 최종안 도출이 임박한 가운데 불완전판매율이 높은 설계사 집합교육 문제를 두고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간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는 불완전판매율이 높은 설계사를 대상으로 집합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교육대상자 선정기준과 교육효과를 두고 관점을 달리하고 있다.

◇ 보험사·GA, 최대한 축소 …금감원, 수용가능 수준까지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와 GA간 모집질서 개선을 위한 자율협약을 체결하면서 보험소비자 보호와 완전판매 정착을 위해 불완전판매가 높은 설계사를 대상으로 별도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교육대상자 기준을 교육 수용가능한 수준까지 확대 적용을 주문하고 있는 반면 보험사와 GA는 최대한 적용범위를 좁히자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집합교육 대상자는 3년간 3회 이상 불완전판매를 양산한 설계사를 대상으로 년 1회 3일간 교육을 실시한다는 안(案)이 제시됐지만 최근에는 1년 3회 이상을 대상자로 하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와 GA는 1년간 3회 이상 불완전판매가 적발된 설계사가 전체 설계사의 1% 수준인 3,800~4,000명에 이르러 이를 대폭 축소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불판율이 높은 설계사에 대한 교육 필요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대폭 축소 조정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보험사와 GA간 자율협약 내용을 두고 일방적으로 강제할 수 없는 입장이고 다만 가이드 역할을 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교육 수용가능 인원은 3,000명 수준이며 이를 근거로 추후 관련업계 당사자간 협의과정을 통해 대상자 기준이 정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보험사·GA, 일시교육 효과 의문…금감원, 소비자보호 우선
설계사 집합교육에 대한 교육효과를 두고도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

보험사와 GA는 집합교육 대상자가 불량설계사라는 낙인이 찍힐 가능성이 있고 교육을 통해 불판율의 실질적 해소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시적 교육으로 효과를 얻기 힘들어 집합교육이 상징성과 명분거리 제공에 그칠 공산이 크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집합교육은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불완전판매를 일소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며 “불완전판매를 양산한 설계사에게 교육을 통해 경각심을 불어넣고 페널티를 부과하는 것에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사와 GA는 집합교육 비용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현재 집합교육에 대한 비용은 1인당 13만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설계사가 전액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집합교육 대상자는 교육비뿐만 아니라 교육이 전국 8개 주요도시에서만 열릴 것으로 예상돼 지방 읍면소재지에 거주하는 설계사의 경우 교육기간동안 체류비용까지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며 “자칫 교육대상 설계사가 각종 부담으로 교육을 회피, 설계사를 그만두는 극단적 선택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집합교육은 보험연수원이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2016년 6월 3일간 실시할 예정이다. 집합교육 대상자는 2015년 1년간 불완전판매 건수를 기준으로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