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큰손' 中 안방보험 미심쩍은 지배구조 의혹



[보험매일=이흔 기자] 세계적인 호텔 체인 스타우드의 인수전에 뛰어들어 세간의 조명을 받고 있는 중국 안방(安邦) 보험이 미심쩍은 지배구조로 이뤄져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재 안방보험 지분은 정체불명 투자 회사를 포함해 복잡한 관계로 얽힌 법인주주 30여곳이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이 보도했다.

2004년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에서 자동차 보험회사로 시작한 안방보험은 시작부터 막강한 기업들의 지원을 받았다.

창업 초창기부터 안방보험에 투자한 기업은 중국 최대 국유 석유업체인 시노펙(中國石化·중국석화)과 중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상하이 자동차였다.

이 배경에는 중국 정치권의 지원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안방보험 회장인 우샤오후이(吳小暉)는 중국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鄧小平)의 손녀와 결혼했고, 안방보험의 이사인 천샤오루(陳小魯)는 중국의 혁명원로 천이(陳毅)의 막내아들이다.

안방보험은 2010년 보험 감독 당국으로부터 부동산, 생명, 건강보험 영업 허가를 받으며 한 차례 도약했다.

여기에 2014년 10월 미국 뉴욕의 최고급 호텔인 월도프 아스토리아를 인수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2014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안방보험의 주주는 시노펙과 상하이자동차 등 몇몇 기업에 불과했지만 2014년 말에 갑자기 31개의 법인이 새로운 주주로 등장했다.

모두 잘 알려지지 않은 투자회사, 부동산 회사, 자동차 회사로 정체가 불분명하고 소유구조가 복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WSJ은 2014년 안방보험 투자에 나선 법인 중 아홉 곳은 모두 2012년 12월에서 2013년 1월 사이에 쓰촨(四川)성에서 무더기로 등록된 업체라고 전했다.

회사 등기에 따르면 베이징에 기반을 둔 몇몇 법인은 똑같은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안방보험의 지분 3.6%를 보유한 쓰촨성 소재 '솽류 궈이 투자회사'는 장쑤(江蘇)성의 자동차 중개업체가 소유하고 있으며, 이 업체의 대주주는 베이징 기술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12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장쑤성 자동차 중개업체는 선전(深천<土+川>)의 또 다른 자동차 중개업체 소유였다. 이 선전 소재 자동차 중개업체는 안방보험 지분을 3.7% 소유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안방보험이 지난해 독일 보험업체 비밧을 인수하자, 안방보험의 신용등급을 산정할 자료를 확보할 수 없다며 비밧의 등급평가를 중단하기도 했다.

빅터 시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정치학 교수는 "안방보험이 중국 내에서나 해외에서도 번창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정부의 최고위층의 강력한 지지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