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앞둔 손보업계 대표이사 거취는


[보험매일=방영석기자] 임기만료를 앞둔 손해보험사 대표이사의 거취가 엇갈릴 전망이다.

현대해상 이철영 사장과 박찬종 부사장은 취임이후 꾸준히 실적을 확대하며 경영능력을 검증한 만큼 대표이사직을 계속해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손보 김현수 대표와 한화손보 박윤식 대표 또한 취임 이후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흑자전환에 성공,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KB손보 김병헌 대표는 최근 대규모 ‘인적쇄신’을 예고한 KB금융지주 인사 정책에 따라 연임이 불투명한 상황이며, 농협손보 김학현 대표 역시 지난해 농협금융 계열사 CEO 중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한 만큼 거취가 불투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카다이렉트 통합 성공, 연임에 ‘호재’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 임기만료를 앞둔 손보업계 CEO는 현대해상 이철영 사장과 박찬종 부사장, 롯데손보 김현수 대표와 한화손보 박윤식 대표, KB손보 김병현 대표와 농협손보 김학현 대표 등 6명이다.

보험업계는 내년 2월 임기가 끝나는 현대해상 이철영 사장과 박찬종 부사장이 올해 경영실적 개선에 기여했기 때문에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 사장과 박 부사장은 지난 7월 자회사 하이카다이렉트를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이 같은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현대해상의 올해 1~3분기 당기순이익은 2,33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실적 37.9% 개선됐다.

현대해상은 하이카다이렉트를 통합하며 기존 고객 자동차보험 계약 대다수를 이관 받는데 성공, 원수보험료 규모 및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이 20% 수준으로 대폭 늘어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문 경영인인 보험회사 대표이사의 경우 연임 여부를 가름하는 척도는 실적 현황”이라며 “현대해상이 하이카다이렉트를 큰 출혈 없이 인수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현 사장·부사장의 임기 연장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박윤식 대표이사, ‘실적 반등’ 주도
롯데손보 김현수 대표와 한화손보 박윤식 대표는 지금까지의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보험사 실적 개선을 이끄는 ‘구원투수’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롯데손보는 김현수 대표 부임 이전(2014년 상반기) 6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3분기에는 149억8,6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폭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손보 역시 박 대표 취임 당시(2013년) 53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 829억원을 기록, 전년동기(289억원) 대비 실적이 186.9% 급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는 경영 난조를 보이던 롯데손보에 부임한 이후 적극적으로 사업비 지출을 줄여나간 결과 하반기부터 흑자폭을 확대하고 있다”며 “박 대표 또한 한화손보 경영정상화라는 부담을 안고 사장에 오른 뒤 인적 쇄신 작업을 추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두 대표 모두 연임을 위한 ‘성적표 커트라인’은 충분히 넘어섰다”고 말했다.

◇금융지주 계열사 대표, 거취 ‘불투명’
반면 금융지주 계열사인 KB손보 김병헌 대표와 농협손보 김학현 대표는 금융지주 인적쇄신 정책과 인사 정책에 따라 거취가 상대적으로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손보 김병헌 대표는 최근 김옥찬 전 SGI서울보증 사장을 지주사 사장으로 내정하며 대규모 ‘인적 쇄신’을 예고한 지주사 인사 정책에 따라 향후 연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특히 김 대표는 최근 들어 임금단체협약 등을 거치며 악화된 노사 관계가 연임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업계는 농협금융 계열사 CEO 중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했던 김학현 대표의 재연임 가능성 역시 낮게 점치고 있다.

금융 지주 계열사 사장의 경우 한 회사에서 3년을 넘긴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김 대표가 연임을 넘어 3임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

보험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은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 LIG손보 대표였던 김 대표를 연임했다”며 “결과적으로 내부 조직원 갈등 봉합에 실패했기 때문에 낮은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